어느 순간부터 선릉 가라오케라는 말이 자주 들리기 시작했다.
예전엔 강남, 논현, 역삼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요즘은 선릉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다.
처음엔 그저 번화가 주변의 변두리쯤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다녀오고 나면 그런 인식은 바뀌게 된다.
선릉 쪽은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유흥의 밀도가 낮고,
조금 더 정돈되고 정제된 분위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이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선릉 가라오케는 어떤 특색을 갖고 있을까?
크게 보면 두 가지다.
하나는 분위기의 정적(靜的)이다.
과하게 떠들썩하지 않고, 조명이 덜 자극적이며
공간 자체가 일단 조용하다.
둘째는 운영 방식의 부드러움이다.
라인업도 천천히 보여주고, 실장들도 강하게 끌고 가지 않는다.
이게 어떤 사람들에겐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가격은 TC 기준 12~13만 원 선이고,
2인이 방문했을 때 총 지출은 50만 원대 초반에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옵션 없이도 테이블 구성이나 진행 방식이 안정되어 있어
크게 당황할 일은 잘 없다.
중요한 건 이 동네가 오피스 상권과 붙어 있다는 점이다.
근무 끝나고 자연스럽게 들를 수 있고,
그만큼 과하지 않은 가볍고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는 수요도 분명 존재한다.
요즘 들어 선릉 가라오케를 찾는 이유는
결국 그런 ‘적당함’ 때문이다.
물론, 선릉도 모든 곳이 정답은 아니다.
여전히 섞여 있는 곳도 있고, 일부는 경험 없는 실장이 맡아 불안할 때도 있다.
그래서 초행자일수록 무작정 걷기보다는
리뷰나 소개 기반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게 좋다.
결론적으로 선릉은
‘강남스럽지 않은 강남’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조용히 술 한잔 나누고, 대화하며 흐름을 타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주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정형화되지 않은 그 분위기,
지금의 선릉 가라오케가 가진 가장 큰 무기다.